항목 ID | GC016007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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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俗談 |
영어의미역 | Proverb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집필자 | 강미선 |
[정의]
경기도 부천 지역에 전해지는 삶의 지혜를 드러내는 짧은 문장의 격언.
[개설]
속담은 민중의 일상 생활 공간에서 체득된 삶의 지혜나 예지가 비유적으로 서술된 비교적 짤막한 길이의 이야기로 교훈적 의미를 전달하거나 풍자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관용적 표현물을 말한다. 금기어나 격언 등과 유사하지만, 속담은 이들과 구별하여 일상 생활에서 얻어진 통속적이면서도 진솔한 지혜나 예지를 간결하면서도 비유적으로 표현한 구비전승적 관용어만을 지칭한다.
[특징]
속담은 민중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구비전승되는 과정에서 유래가 망각되고 속된 표현도 망라된다. 또한 속담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공감 위에서만 존립이 가능한 사회적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담은 그것이 산출된 시대상을 반영한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든가 ‘쇠귀에 경 읽기’와 같이 중이나 소에 관련된 속담은 불교가 성행하고 농업이 주된 생업인 전통 사회의 시대적 조건을 반영한다.
속담에는 민중의 삶의 지혜가 집적되어 있다. ‘여럿이 가는 길로 가라’와 같은 속담은 처세의 교훈을 주고 있으며, ‘재떨이와 부자는 모일수록 더럽다’는 속담은 재물이 많을수록 인색한 인정세태를 꼬집은 말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경우에는 ‘상전이 배부르면 종 모른다’는 속담이 제격이다.
[기능]
속담은 화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상황을 집약시켜 압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사태를 명료하게 드러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청자 또한 속담을 통해 화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아챌 수 있다. 이렇듯이 대화 과정에 있어서 상황을 명료하게 집약시켜 드러냄으로써 화자와 청자의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속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일 것이다. 교육·교화 또한 속담의 중요한 기능이다. 깨닫지 못한 잘못을 일깨워줄 때, 처세의 방향을 제시해 줄 때, 신념이나 올바른 주관을 강조할 때, 자만하지 말 것을 일깨워 줄 때 등, 속담은 인간의 잘못을 바로 잡고 교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또한 교육·교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속담이 맥락에 따라서는 풍자의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은 주견 없이 행동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일 때에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한 것이지만, 자신의 소신에 따르지 않고 부화뇌동하는 사람에 대해 사용할 때에는 이미 행한 행위에 대해 풍자하는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사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오는 미숙함, 성격적 결함에서 비롯된 오류, 윤리 의식을 망각하고 행하는 반사회적 행위 등이 모두 풍자의 대상이다.
속담은 인간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설적인 방식이 아니라 에둘러 말하거나 비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속담이 자주 애용된다. 적재적소에 맞는 속담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재치가 있고 삶의 지혜를 터득한 사람이다. 속담은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일깨워준다.
[부천 지역에 전해지는 속담]
속담은 오랜 기간 동안 구비전승 되어 왔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지역색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부천은 도시화가 일찍 이루어지고, 서울과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부천 지역만의 특성을 지닌 속담을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래의 속담들은 부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주민에게 들은 것이라고 하겠지만, 부천 지역에서만 전해지는 속담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 구경꾼 모이는 곳에 엿장수 먼저 간다.
○ 돌팔이가 만병통치 한다.
○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
○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에 막힌다.
○ 당나귀 못된 것은 샌님만 업신여긴다.
○ 흉년 드는 해 어른은 배곯아 죽고 아이는 배 터져 죽는다.
○ 길은 물어물어 가야 하고 사람은 알음알음으로 만나야 실수가 적어진다.
○ 남의 집 고사떡 놓고 팥고물 콩고물 가린다.
○ 귀에 거슬리는 소문은 날아가고 듣기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
○ 배꼽이 요강꼭지 나오게 먹는다.
○ 뱀이 눈은 작아도 제 먹을 것은 다 본다.
○ 보리개떡으로 찰떡 인심 낸다.
○ 부잣집 외상보다 거지 맞돈이 좋다.
○ 사위 고르기가 며느리 얻기보다 어렵다.
○ 산이 커야 그늘도 멀리 간다.
○ 술은 초물(첫잔 마실 때)에 취하고 사람은 훗물(한참을 사귀고 나서야)에 친해진다.
○ 여름 손님은 누구라도 반기지 않는다.
○ 처지가 딱해지면 귀가 얇아진다.
○ 풍년이 들어야 인심이 난다.
○ 허물을 고치면 귀신도 감동한다.
○ 호강 시켜놓으면 잔병 그칠 날 없다.
○ 흉년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의미]
속담에는 민족의 역사와 삶이 투영되어 있으며, 생활 현실에서 체득한 민중의 통찰력과 예지가 응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적·구체적 사실에서 출발한 속담일지라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보편적 감응력 때문에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며 우리의 언어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왔다. 또한 속담은 현실을 명료하게 집약하여 비유 속에 담아낸다.
이는 곧 대상의 객관화를 의미하는 바, 속담을 통해 우리는 어떤 현실이나 상황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가치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긍정적 기능이 없는 속담도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갈고 다듬어져 내려온 대부분의 속담은 삶의 진실을 밝혀주고 인간 관계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