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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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Jinmal, In the Place Where Played in Old Tim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정의]
박건웅이 경기도 부천의 옛 마을의 하나였던 진말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4연 29행으로 이루어져 있는 「진말, 예 놀던곳에」는 부천의 옛 고향 마을이었던 진말의 사라져버린 정취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를 담아내고 있다.
[내용]
논이 있었고 밭이 있었고
또 시냇물이 흐르고
동심의 온상이었던 데가
빌딩 아파트 아스팔트로 변했고
이 변한 것들을 쳐다보면
마치 지구가 자전을 멈춘 듯
가슴이 답답하다
청자빛 하늘이
냇물에 파란 물감을 풀
송사리 붕어떼도
파랗게 물이 들어
물속을 헤엄치고
북소학교 지붕에 노을이 스러지고
진말 초가가 어둠에 싸이면
수수밭 콩밭 위로
바알간 반딧불이 날았고
그 불빛을 쫓아
논으로 밭으로 뛰어 다니던
진한 그리움
그 시절
언제나 반갑고 즐거웠던
논과 밭과 시냇물
그리고 초가집들이
시멘트 콘크리트 속에 묻히고
옛 기억을 더듬는 가슴엔
가위에 눌린다
[의의와 평가]
시 안에는 고향이 뛰고 있다. 단순히 기억 속에서만 뛰어놀기에는 너무 답답한 고향이 고스란히 문학 작품으로 옮겨졌다. 어린 시절 뛰놀던 정겨운 땅이 시멘트 천지로 변한 것이 가슴 아팠을 것이다. 더 이상 뛰어놀 고향이 없다는 것이 가슴 아팠을 것이다. 잔잔한 시냇물은 아스팔트가 되어 굳어버리고 논이고 밭이었던 곳은 아파트가 되어버렸다는 표현은 조금 흔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고향이 사라짐을 답답해하는 마음은 충분히 와 닿는다.
청자 빛 하늘이 냇물에 파란 물감을 풀고 송사리 붕어 떼도 파랗게 물이 들어 물속을 헤엄치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망가져 버렸으니 그 심정 오죽하랴. 수수밭 콩밭 위로 바알간 반딧불이 날았고 그 불빛을 쫒아 논으로 밭으로 뛰어다니던 진한 그리움 풀어낼 곳 없어졌으니 그 심정 오죽하랴. 그래도 그 아름다운 기억 속에 고향이 뛰고 있어 잠시나마 읽는 이들을 향수에 젖게 한다. 한 사람의 기억 속에 뛰놀던 고향이 여러 사람들의 기억 속을 왔다 갔다 한다. 참으로 즐거운 공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