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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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中洞- |
영어의미역 | In Jungd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정의]
황연옥이 경기도 부천시의 중동 신도시를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6연 40행으로 이루어져 있는 「중동에서」는 깨끗하고 푸르렀던 자연 속의 중동 지역이 신도시 개발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안타까운 현장을 담아내고 있다.
[내용]
우리가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이곳은 푸른 들판이었다
흔들리는 억새풀 사이로
반쯤 열린 하늘이
가는 햇살을 모으며
누워 있고
샛강이 흐르는 늪지대로
귀뚜라미 잡으려는
개구쟁이들의 옷자락이
향수처럼
바람에 휘날렸다
‘중동신도시 개발’이란 푯말은
백기처럼
공허하게 꽂혀 있고
파헤쳐지지 않는 논둑에서
투박한 흙의 숨소리가
태동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겨울이 가고
다시 찾아온 봄은
이곳에 거대한 폭음과
황사 바람을 몰고 왔다
전봇대 같은 시멘트 기둥이 박힌
땅덩어리는
칙칙한 울음을 삼키고
파헤쳐진 땅 위로
머리를 풀 듯
솟아오르는 빌딩들
새벽 안개 속에서
시작된 굉음은
저녁나절 인부들의 술잔 속에서
한숨으로 녹아지고
또, 얼마나 많은 얼굴들이
위장된 평화로
이곳에서 꿈을 잃어야 하는가
매연에 흔들려
붉게 시들어버린
철길가 들풀 너머
회색 빛으로
꿈틀거리며 서서히 일어서는
이곳은 신도시 중동
[의의와 평가]
처음이란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순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새로움, 신선함, 자연 그대로와 같은 의미도 가지고 있다. 시인은 처음 왔을 때 푸른 들판이었던 당시의 중동에 대한 느낌은 처음이라는 말이 가진 모든 의미를 다 보여주고 있었던 동네였다. 마치 성서에 나와 있는 태초라는 말처럼 더럽혀진 것도 없고 더럽혀질 것도 없는 깨끗하고 푸르렀던 자연속의 중동, 아무도 변할 것이라 예상조차 못했던 순박한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처음이라는 말은 빛바래게 되었다. 중동 신도시 개발이란 푯말이 논둑에서 들려오는 투박한 흙의 숨소리 위에 잔인하게 꽂혀 숨소리를 끊어 놓았다. 거대한 폭음은 처음이라는 말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것이었다. 햇살대신 시멘트 기둥이 박히는 땅덩어리, 개구쟁이들의 옷자락대신 굉음에 지친 인부들의 한숨이 술잔 속에 녹아나는 중동, 위장된 평화로 꿈을 잃은 많은 얼굴들과 그들이 잃어버린 꿈을 주워 횡재한 얼굴들이 회색빛으로 꿈틀거리며 서서히 일어나는 중동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