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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탕 하나와 천자문의 기억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B030201
지역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택희

“우리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천자문을 가르치실 때 엄하게 가르치셨는데 열심히 하거나 잘 했을 때는 빨간 대추랑 비슷하게 생긴 사탕을 주셨지.”

민경흥 할아버지의 증조할아버지는 당시 금부도사라는 높은 관직을 지내셨던 분이셨다. 그 때문에 어려서부터 손자들 교육에 철저하셨으며, 직접 공부를 가르치시기도 하였다. 민경흥 할아버지도 증조할아버지께 천자문 등의 교육을 받았으며, 비록 짧은 시간의 가르침이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으신다고 말씀하셨다.

“내 증조할아버지께서는 당시에 지금의 검찰총장 정도 되시는 금부도사를 지내셨던 아주 높으신 분이었지. 때문에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어린 우리들에게 많은걸 가르쳐주시려고 하셨어. 그래서 천자문도 배우게 되었지. 내가 4살 때부터 천자문을 배우기 시작했거든. 그리고 증조할아버지께서 5살 때 돌아가셨으니까 한 1년 정도 천자문을 배웠지. 증조할아버지께서 바로 돌아가셔서 천자문은 다 끝내지 못하고 말았지.”(민경흥, 여천위 민자방 16세손, 1931년생)

증조할아버지가 공부를 시키실 때는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특히, 공부를 하다가 열심히 하거나 잘했던 순간에는 여러 가지를 주시기도 하셨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달콤한 사탕을 꼽으셨다.

“우리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천자문을 가르치실 때 엄하게 가르치셨는데 그래도 즐거웠던 것은 열심히 하거나 잘 했을 때는 빨간 대추랑 비슷하게 생긴 사탕을 주셨지. 그 맛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거 하나면 너무 즐거웠어. 저기 보이는 문 옆에 있는 방에서 천자문을 배웠는데, 거기가 사랑방이었는데, 사탕 먹는 재미에 천자문 배우는 시간이 좋았지. 당시에는 사탕 같은 간식거리가 매우 귀할 때니까 그거 얻어먹는 게 정말 좋았지. 하지만 잘못하면 많이 혼나기도 했지.”(민경흥, 여천위 민자방 16세손, 1931년생)

민경흥 할아버지에게 증조할아버지는 도저히 넘어 볼 수 없는 우람한 느티나무와 같았다. 대쪽 같은 양반 가문답게 민씨 종가 입구 앞에는 실제로 아주 오래된 느티나무가 하나 있었다. 마치 민씨 종가를 지키고 있는 거대한 수호신처럼 종가를 감싸 안은 듯 오랫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민씨 종가의 역사와 함께해 온 느티나무, 그것은 작동의 터줏대감인 여흥민씨의 굳은 심지를 닮았다.

[정보제공]

  • •  민경흥(여천위 민자방 16세손, 1931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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