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강점기 활동한 부천 지역 출신의 정치인.

[활동사항]

본관은 죽산(竹山)이며, 호는 지봉(芝峰)이다. 박제환은 경기도 부천군 옥산면 벌응절리 능골[현 경기도 부천시 역곡1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박주순과 어머니 하진환의 둘째 아들이다. 13대 조상인 박철정부터 부천에 정착해 살았다.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6세부터 서당에 다녔고 13세에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수하동공립보통학교 3학년 때 최희숙과 혼인하였다. 4학년 때 3·1운동에 참여하였다가 퇴학당하였다.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동지사대학에 진학하였다. 이때 시인 정지용과 함께 하숙하기도 하였다. 1920년대 후반에는 신간회 경도지부 활동에 참여하였다. 동지사대학 예과를 졸업한 후, 경제학부에 진학하였다. 이때 같은 유학생인 인정식 등과 교류하였다. 1929년 동지사대학을 졸업하고, 조선총독부 관리 채용 시험에 합격하여 귀국하였다. 함경북도 나남으로 발령을 받고 근무 중, 일본 유학 시 재정적으로 인정식을 도왔다는 죄명으로 체포되었다.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7개월여 만에 집행유예로 석방되었으나, 이후 요시찰인으로 일제의 감시를 받으며 부천에서 지냈다. 28세 때 경기도 사회과 촉탁으로 있던 조원환의 소개와 조선총독부 고문인 야마자끼라는 인물의 주선으로 부천군 사회과 주사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일제 패망 때까지 경기도 진흥계, 부천군 산업과, 경기도 지방과 등에서 근무하였다.

박제환은 자신의 조선총독부 관리 근무 이력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는 8·15 해방까지 왜놈들의 기관에서 밥을 얻어먹은 셈이다. 내 금쪽같은 청·장년 시절이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이력이라기보다는 민족 전체의 아픈 과거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의 꽃다운 한때를 일제의 앞잡이로 보냈던 것을 깊이 참회한다. 이유야 어떻든 나는 일제의 관리였던 것이다. 물론 나는 일제 경찰도 아니고 백성들을 괴롭히지도 않았지만, 크게 보면 관리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부분에서는 고개를 들 수 없다. 이러한 나의 참회의 마음이라면 제헌국회 출마를 자제해야 했던 것이다. 비록 법으로는 출마 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나, 새 나라의 주인공으로 우리 같은 때 묻은 사람이 나서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다."

일제 패망 후 경기도 식량과장으로 일하다가, 1946년 2월 사직하였다. 부천중학원을 세웠고, 이후 자신의 소유 농지를 팔아 이를 경기도에 기부함으로써 학교를 공립 부천중학교로 발전시켰다. 1946년 말에는 부천의 한강수리조합장에 취임하였으며 1948년 제헌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부천군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활동하였다.

1950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같은 해 6월 19일 국회가 열렸으나, 6·25전쟁이 일어났다. 1951년 2월 18일에는 국회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인천·소사·강화 및 섬 지역의 피난민 생활상을 시찰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기도 했다. 1960년 7월 29일 제5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으며 장면 내각의 농림부장관에 임명되었다.

1961년 6월 16일 군사혁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약 두 달 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석방되었다. 1963년 민정 이양을 앞두고 야권이 재편성될 때, 국민의 당 결성에 참여하고 같은 해 제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 당 후보로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다. 이후 정치 활동을 마감하고 1995년 3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고향인 부천에서 지냈다. 말년에 천주교에 입교하였는데, 세례명은 마르코였다. 경기도 부천시 역곡1동 172-1번지[역곡로73번길 21-12]가 생전에 살던 곳이다.

[저술 및 작품]

1992년 회고록 『지봉한담』을 출간하였다.